
음모와 풍자의 블랙코미디〈그들이 타이론을 복제했다〉(They Cloned Tyrone)는 넷플릭스가 선보인 독창적인 SF 블랙코미디로, 미국 흑인 커뮤니티를 배경으로 정부 음모, 정체성, 사회 비판을 유쾌하고 기발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복제 인간이라는 설정을 통해 우리가 믿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조작당할 수 있는지를 풍자적으로 드러냅니다.
서민 흑인 지역 ‘더 글렌(The Glen)’에서 동네 마약상 포탠(John Boyega 분)은 하루하루 생존을 위한 일상으로 살아갑니다. 어느 날, 빗속에서 자신을 저격한 라이벌 이삭에게 총을 맞고 사망하지만, 다음 날 아침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신이 집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기억은 사라져 있고, 그 상황을 목격한 건 매춘부 요‑요(Teyonah Parris 분)와 포탠에게 빚진 포기꾼 스릭 찰스(Jamie Foxx 분)뿐입니다 vanityfair.com+15en.wikipedia.org+15yomzansi.com+15.
당황한 세 사람은 사태를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요‑요의 제안으로 수상한 차고 아래 비밀 실험실을 추적하던 중, 포탠과 똑같이 생긴 시체와 정교하게 조직된 실험 장비들을 발견합니다. 이들은 심각한 음모에 휘말렸음을 깨닫습니다 .
조사를 이어가던 이들은 대중이 즐겨 찾는 프라이드 치킨 가게와 포마드, 음료 등 각종 일상 제품에 감정 조작 성분이 섞여 있음을 알아냅니다. 재미·환희·침묵 같은 특정 감정을 유발하는 이 약물들은 지역 주민들을 조종하고 삶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지요 . 더욱이 실험실 곳곳에는 포탠과 찰스뿐 아니라, 주민들의 클론들이 준비된 상태였습니다.
결국 셋은 교회 제단 아래에서 거대한 지하 연구소를 발견합니다. 그곳은 전국 각지, 흑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하는 클론 및 감정 조작 실험의 허브였으며, 인종과 계급, 감정을 통제로 억압하려는 거대한 계획의 일부였습니다 . 이 과정에서 이들은 여러 클론, 음모 수장 ‘닉슨(Kiefer Sutherland 분)’, 그리고 실험의 설계자 자신과 닮은 ‘올드 포탠’과 마주하게 됩니다.
‘올드 포탠’은 자신이 포탠의 시점에서 계획을 구축해온 과학자이자 실험 주모자였으며, 인류를 동일화해 ‘진정한 평화’를 이룩한다는 야망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포탠 일행은 이 계획을 거부하고 내부 반란을 일으킵니다 digitalspy.com+1cosmopolitan.com+1.
처절한 마지막 돌입 끝에 실험실은 파괴되고, 대중은 실험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합니다. 포탠 일행은 전국 클론 실험을 전면 폭로하며, 각지에 숨겨진 복제 시설들을 찾아내 파괴하거나 해체할 계획을 세우며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복제 인간’이라는 고전적 SF 설정을 흑인 커뮤니티에 적용해, 정체성과 자유의지를 통제하는 구조를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시스템 안에서 조작당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공포감보다는 불편한 진실을 비틀어 드러냅니다.
영화는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를 극대화하여, 무거운 주제를 유머와 기발한 설정으로 풀어냅니다. 대사 하나하나가 재치 있고, 장면 전환도 속도감 있어 몰입을 끌어냅니다. 특히 요요의 날카로운 지적은 작품의 핵심적인 메타포를 잘 표현합니다.
이 영화는 마약, 패스트푸드, 미디어 등 흑인 사회를 통제하고 감시하는 도구로 기능하는 것들을 복제 실험의 수단으로 보여줍니다. 일종의 사회 실험처럼 묘사되는 이 디스토피아는 단순 SF가 아닌 현실을 투영한 비판이기도 하죠.
폰테인이 자신이 ‘진짜 인간’인지, 누가 진짜인지 모르는 혼란 속에서 점차 ‘각성’해가는 과정은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자신이 복제라도 괜찮은가, 또는 그런 존재로도 저항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철학적으로 다가옵니다.
줄리언 테일러 감독은 신선한 시각미와 70년대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영화의 분위기를 절묘하게 결합해 세련되고도 복고적인 연출을 선보입니다. 형광등 빛, 붉은 조명, 레트로 스타일의 의상 등 시각적으로도 풍자와 기발함이 가득합니다.
폰테인 (존 보예가) – 감정을 억누른 채 살아가는 거리의 남자. 복제라는 진실을 받아들이며 자기 정체성을 되찾아가는 중심 인물입니다.
요요 (테요나 패리스) – 성노동자이지만, 누구보다 영리하고 정의로운 인물. 영화의 핵심 진실을 밝혀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슬릭 찰스 (제이미 폭스) – 유쾌한 포주로, 말솜씨와 감각으로 팀을 이끄는 분위기 메이커. 예상치 못한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그들이 타이론을 복제했다〉는 처음엔 기이한 풍자극처럼 느껴졌지만, 보면 볼수록 현실을 향한 뼈 있는 메시지가 강하게 다가왔어요. 복제라는 소재로 단순히 SF적 상상력을 넘어서, 시스템의 억압과 인종적 불평등, 감시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습니다. 유쾌하고 웃기지만, 보고 나면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 손꼽을 만한 수작이에요.